본능에 강한 사람은 지도 없이도 북을 찾아 잘만 가는데, 길치인 나에게는 휴대전화가 유일한 길라잡이지만, 그마저도 신통치 않아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딱히 맛집을 찾아갈 요량은 아니었지만, 용산구에는 전선과 씹기 어려운 고철들만 가득하여 일반 식당도 찾기 어려워, 결국 의도치 않게 맛집을 찾아야만 했다. 발길이 길었기에, 맛없으면 화가 날 것이 뻔한 순서였기에, 그저 맛있길 바랬다. 남정네 둘이 밥을 먹는데, 맛 말고 무엇이 중요하리.
도착하자, 텅빈 거리와는 다르게,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좁은 식당 한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부터 배가 불렀기에 많이 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군만두꾼인 김갱 선생은 어김없이 군만두를 시켰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까. 먼저 나온 군만두는 육즙이 가득해 고기의 향이 가득 퍼졌고, 으례 보게되는 균형있는 모양의 냉동만두, 그 모양이 아니었다. 정말 오랜만에 소주를 마시기로 했다. 술이 필요가 없기에 그냥 멀리하다 보니 자연스레 끊게 되었는데, 막상 시키고 나니 술술 들어갔다.
다음으로는 탕수육이 나왔는데, 맛있었다. 맛없는 음식이 어딨겠냐만, 맛있었다. 그 말이면 충분했다. 분명 나는 배가 불렀는데, 그는 굳이 짬뽕을 먹어야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국물을 먹는다는 것은 위장의 자립적 생존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하였기에, 국물요리는 좀체 먹질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분명 배가 터질듯 하였으나, 우리는 빈 그릇만을 덩그라니 남겨놓고 자리를 떠났다.




덧글
김갱 2012/01/04 13:11 # 답글
용산구에는 전선과 씹기 어려운 고철들만 가득하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oNa 2012/01/04 19:43 # 답글
우악 ㅠㅠㅠ
루필淚苾 2012/01/04 20:48 # 답글
제목에 '군만구'라고 되어 있네요. ^^;군만두 먹고 싶습니다. 자장면도 탕수육도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정마루 2012/01/05 09:10 #
앗. 오타를... ^^;튀김요리는 다 맛있어요. ㅠㅠ
y 2012/01/07 10:14 # 삭제 답글
환상적이로군요.노량진이나 숙대입구로 넘어서면
좀 더 선택의 폭이 있겠으나
이런 날엔 중화요리가 고민없이 고르기 제격이지요.